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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1화 치솟는 가게 월세피해 시흥으로

[부동산뱅크 2010/07/08 - 조회:17076]

<2008년 여름 현재>
결혼 30년차 부부인 우리는 여전히 요리를 하고 있다. 서울 중구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번듯한 내 집도 갖고 있고 두 아이들도 잘 키웠다. 하지만 최근 고민이 생겼다.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상가주인은 벌써 두 차례나 월세를 올렸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 전 다시 세를 올리겠다고 연락해 왔다. 중구의 특수상권이라는 명목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월세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.

김만섭: “이번 기회에 서울생활 정리하고 외곽으로 나가서 살자. ‘가든(음식점)’ 같은 것 말이야. 당신 젊었을 때부터 노래를 불렀던…”
황옥순: “맞아. 내 꿈이 경치 좋은 곳에 분위기 좋은 가든(음식점)차려서 맛 좋은 음식 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것이었지. 그 당시에 당신은 나에게 꿈이 뭐 그리 초라하냐며 비웃었잖아”
김만섭: “그 때 겨우 20대 후반이었는데 그런 ‘여유로운’ 소리를 해대니 비웃을 수 밖에”
황옥순: “(살짝 눈을 흘기며) 뭐에요?! 그러는 당신은 프랑스 파리의 유명 호텔 주방장이 꿈이라던 당신은!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데?”
김만섭: “(웃으며)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지. 이 정도면 외국 호텔 주방장 부럽지 않아”

우리 부부는 고민 끝에 가게를 옮기자는 결정을 내렸다.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로 했다.

황옥순: “어디 생각해놓은 곳은 있어?”
김만섭: “나 낚시하러 자주 가는 곳 있잖아. 시흥에 물왕저수지”
황옥순: “아, 예전에 나도 한번 가봤지. 거기 경치 좋더라”
김만섭: “아무리 전원생활을 한다고 해도 서울에서 너무 먼 곳은 불편할 것 같아. 아이들 생각도 해야 하고 하니 시흥 정도면 적당할 듯해”

그 주 주말 우리는 시흥을 찾았다. 오랜만에 찾은 물왕저수지는 여전히 훌륭한 경치를 자랑하고 있었다. 시원하게 뻗은 6차선 동서로 주변에는 이미 많은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. 저수지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고 하상동 금강공인을 찾았다. 아들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에서 미리 알아본 중개업소였다.

제2화 '딱지'로 개발제한구역에 가든 짓기로 이어집니다.